반응형

우리 돌쇠를 출산한지 벌써 2주가 지났는데,

조리원에 있으면서도 출산 후기를 정리할 여유가 없었다.

내일 퇴실하면 친정으로 갈 예정인데, 더 시간이 없을것 같아

조리원 퇴실 전날인 지금에서야 출산 후기를 정리해본다.

 

 

예정일을 4일 앞둔 6월 26일 오전에 살짝 이슬이 비쳤다.

이제 일주일안에 우리 돌쇠를 낳겠구나 싶어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출산할 때 체력을 비축하기 위하여 소고기도 구워 먹었다.

그리고 신랑과 가열차게 운동을 하였다.

20층 아파트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기,

체육공원 한시간 이상 걷기, 인디언걸음, 나비자세 등......

 

곧 우리 돌쇠를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꽤 열심히 하였다.

1시간 반~2시간 정도로 사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는 더 열심히 한 셈이다.

 

임신 기간 중 돌쇠에게 27일에 나오라고 주문 아닌 주문을 했었는데,

27일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버렸다.

하지만 27일은 그 전날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했다.

계단을 2번 오르고, 1시간 이상 체육공원을 걸었다.

 

밤 12시쯤 잠을 청한 나는  얼마 자지 못하고 한번 왈칵한 이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배뭉침도 잦아지고, 많은 양의 이슬이 비쳐

진통 체크 어플로 체크를 해 보았는데, 솔직히 진통 시작과 종료 시점이 잘 느껴지지 않아

정확하게 진통 주기를 체크할 수 없었다.

통증에 무딘 편이라고 생각한 나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다 집에서 아기를 낳는게 아닌가 싶었기에......

 

대충 4~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는것 같아 2시쯤 신랑과 집을 나섰다.

사실 초산은 집에서 참을 수 있을때까지 참다가 병원에 가라는 말과,

5~6분 간격으로 진진통이 오면 병원에 가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나는 후자를 선택! 사실 진통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간격이 짧아 자궁이 꽤 많이 열린줄 알았다.

 

2시 반쯤 병원에 도착하여 3층에서 입원 수속을 하고 분만 대기실의 침대 하나를 차지하고 누웠다.

우선 내진을 했는데 아주 살짝, 1cm도 채 안 열렸다는 말에 나는 다시 집에 가야 하나 싶었다.

일단 태동과 진통 체크를 했는데, 5~6분 간격 진통이라고 했다.

간호사가 어차피 지금 집에 가도 얼마 안 있다 다시 병원에 오게 될거라며 그냥 입원하라고 했다.

곧 관장을 했다. 나의 참을성이란...... 얼마 못 참고 변을 쏟아 내었다. 더 참았어야 하는데......

 

새벽이라 피곤했지만 진통이 점점 심해져 잠을 잘 수는 없었다.

진통이 올때마다 라마즈 클래스에서 배웠던 호흡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어찌나 시간이 더디게 가는지, 정말 힘들었다.

그동안 화장실은 왔다갔다 했는데, 피곤해서 요가 시간에 배운 동작까지 할 기운은 없었다.

 

새벽 5시쯤 내진을 했더니 3~4cm 정도 자궁이 열렸다고 한다.

진통 주기가 2~3분 정도로 꽤 짧아져 많이 열린줄 알았더니, 고작 3~4cm라고?

진짜 그 순간에는 약간의 좌절감을 느낄 지경이었다.

 

어쨌든 나와 신랑은 미리 신청해둔 르봐이에 분만을 위해

분만 대기실에서 르봐이에 분만실로 이동하였다.

남은 시간은 르봐이에 분만실에서 진통을 견디다가 그 곳에서 분만과 휴식이 이루어졌다.

중간중간 태동검사와 내진이 이어졌는데,

진통이 올때에는 태동검사 장치를 달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8시 반쯤 이제 드디어 자궁이 반쯤 열렸다고 했다.

피로와 진통에 고통스러운 나는 무통주사를 언제 놔 주냐고 보채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무통주사를 놓을 때가 아니라며 진통제를 주사하였다.

진통제가 진통을 완화해줬을 텐데도 나는 너무 힘들었고,

8시 50분에 무통주사를 놓아주냐고 묻는 간호사의 물음에

재빨리 '네, 놔 주세요~' 대답을 해 버렸다.

곧 옆으로 누워 등허리를 동그랗게 말고 척추에 무통주사를 맞았다.

무통주사를 맞는게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사실 진통에 비하면 주사쯤은 10번도 맞을수 있겠다 싶었다.

 

무통주사를 맞는다고 바로 진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5분쯤 시간이 흐르자 무통천국의 문이 열렸다.

진통이 오는 것은 느껴졌지만 고통은 없었다.

그 사이 잠깐 잠깐 꿈나라를 다녀왔다.

물론 진통이 올때마다 고통은 없었으나, 정신이 깨어 나름 호흡에 집중하기도 했다.

무통주사의 효과는 1시간 반정도 지속되었다.

 

11시 5분에 내진을 했을 때 8cm가 열렸고, 1시간 안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진통이 올 때마다 배에 힘을 주면 아이가 내려온다고 힘을 주라고 했는데,

잦은 진통의 고통 속에서 힘을 줄 정신이 없었다.

결국 조산사가 와서 힘을 주도록 유도하여 아기를 아래로 밀어낼 수 있었다.

그동안 옆에서 우리 신랑은 내가 진통으로 힘들어 할 때마다 허리와 허벅지를 마사지하였다.

진통이 올 때마다 몸이 경직되었는데 신랑의 마사지로 고통도 살짝 줄고, 몸도 이완시킬 수 있었다.

정말 신랑의 마사지가 없었다면 그 고통을 참을 수 있었을까 싶다.

 

11시 24분 분만준비가 시작되었다.

간호사들이 와서 신랑을 내보내고 침대를 분만대로 바꿨다.

 

11시 28분 분만이 시작되었다.

좌식 분만대는 아니라서 누워서 다리를 잡고 힘을 주어야 했는데,

솔직히 힘주기가 너무 힘들었다.

대변을 보는 느낌으로 힘을 주라고 했는데, 정말 수차례 재시도를 해야만 했다.

(나중에 보니 우리 아가 얼굴에 여러군데 멍이 들어 있었다ㅜㅠ)

 

분만을 하며 제모와 회음부 절개가 이루어졌는데, 아프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는 있었다.

겨우겨우 머리가 나오고 '힘 빼세요'라는 말에 배운대로 팔은 만세, 고개는 왼쪽으로 돌리고 입을 벌려 힘을 뺐는데,

정작 다리는 힘이 안 빠졌던 것이다.

다시 힘빼라는 간호사의 말에 내 다리를 한번 처다보고는 힘을 풀었더니

11시 36분 드디어 우리 돌쇠가 쑤욱 나왔다.

 

내 뱃속을 탈출한 아가를 내 배 위에 올려 놓는데 뭔가 느낌이 묘했다.

신랑이 들어와 아기 탯줄을 자르고 간호사와 함께 목욕을 시켰다.

아기를 씻긴 다음 춥지 않도록 감싼 아기를 잠시 내 품에 안겨주었다.

 

 

 

아기가 신생아실로 올라가고, 신랑은 내보낸 다음 후처치가 이루어졌다.

힘을 빼고 있으면 태반이 모두 나오고, 절개했던 회음부를 꿰맨다.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는데, 별루 아프진 않아도 그 느낌 역시 고스란히 느껴지다보니 불편했다.

모든 처치가 끝나고 회복실로 옮겨지는 대신 분만실에서 수액을 맞으며 한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다.

그동안 신랑은 원무과에서 1인실을 신청하였다.

 

그 다음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이동하였다.

다행히 1인실이 있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병실에서 수액을 맞으며 한숨 잤는데, 이불이 안습이었다.

상당히 두터운 이불밖에 없었는데, 잠깐 자는데 땀범벅이 되었다.

나중에 집에서 얇은 이불을 가져다 덮었다.

 

 

 

1인실은 원래 모자동실이 가능한데, 메르스때문에 모자동실이 불가능하였다.

아기는 계속 신생아실에 있어 면회 시간에 신랑과 함께 가서 볼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나는 수유 시간마다 가서 아기를 볼 수 있었지만,

신랑은 면회시간에만 아기를 볼 수 있었다.

 

 

 

자연분만이라 2박 3일 입원 후 퇴원을 하게 된다.

이튿날 퇴원교육을 받고, 서비스 마사지와 좌욕 2회, 주치의 검진 등을 받았다. 

참고로 좌욕은 분만 당일 오후와 퇴원일 오전에도 받을 수 있었다.

 

무통주사로 인하여 무통천국에 다녀왔지만,

분만 당일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소변줄을 달고 있어야 했으며,

몸이 상당히 많이 부었다.

 

아기를 분만하고 2주라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특히 회음부 부분 때문에 고통스럽긴 하지만,

아기를 보면 그저 신기하면서도 좋다.

무사히 자연분만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연분만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우리 돌쇠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나의 분만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돌쇠야~ 사랑해!!

쏭~ 고맙고 사랑해!!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주야양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

카테고리

Juyayang's hiStory (492)
[가상화폐(암호화폐)] (114)
[정보] (29)
[리뷰] (7)
[여행] (72)
[취미] (37)
[공부] (23)
[결혼] (18)
[임신 및 출산] (86)
[육아] (34)
[KOICA] (41)
[일상 생활] (20)
[자료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