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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복땡이는 35주차까지도 역아였다.
그 전에도 계속 역아였고, 31주차부터 역아를 돌리기 위해 이것 저것 시도해 보았다.
결국 35주 3일 되는날 산본제일병원에서 역아회전술을 받기로 했는데,
그 날 진료를 보니 정말 다행스럽게도 복땡이가 역아를 탈출하여 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기가 역아라서 인터넷도 많이 찾아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 기회에 역아 탈출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역아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고 한다.
단지 몇몇 가지가 추측되고 있는데,
다태 임신이거나 양수과다증, 전치태반, 골반이 좁거나 이른둥이일 때 많이 생긴다고 한다.
또는 엄마의 몸이 차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심장 쪽으로 머리를 두려고 하는 경우도 있단다.
그리고 탯줄이 몸을 감고 있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먼저 스스로 역아의 원인을 유추해 보고 상황에 맞는 액션을 취하면 좋을 듯 하다.
나같은 경우, 이번 임신으로 몸에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찬 음식을 무척 많이 먹었다.
매일 저녁마다 아이스크림을 1~2개씩 먹었고, 점심에는 냉면이나 비빔면을 먹었다.
그리고 간식으로 수박과 참외를 쟁여두고 먹었다.
그러다보니 아랫배가 항상 차가웠는데, 이로 인해 아기가 역아가 된게 아닌가 싶었다.


<역아 탈출을 위한 엄마의 시도>

1. 아이스팩 활용 및 배 따뜻하게 하기
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한의원에서 뜸치료나 침을 맞은 경우도 보았다.
나는 그렇게까진 못하고, 아이스팩을 활용하면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방법을 썼다.
아이스팩을 수건에 한두번 감아 너무 차지 않게 준비한다.
쿠션을 허리에 받치고 쇼파나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아이스팩을 아기 머리보다 좀 더 높은 부위에 10~20분 정도 올려둔다.
아랫배는 따뜻하게 담요나 수건으로 감싸준다.
내 경우 아기 머리가 높아 아이스팩을 가슴 바로 밑에 대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크게 차갑지 않아서 30분 이상 대고 있을 수도 있었는데,
우리 복땡이는 무척이나 싫었는지 10~20분만 대고 있으면 딸꾹질을 하였다.
그래서 그 때까지만 아이스팩을 대고 있었는데, 그 동안 아기의 태동이 꽤 심했다.
아이스팩을 대고 있는 동안 바로 돌지는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한 시간쯤 후에 보면 아기 머리가 아래쪽으로 이동한 것이 만져졌다.
두번을 시도했는데, 첫번째는 아기가 다시 역아로 돌아왔고,
두번째는 역아를 탈출할 수 있었다.

2. 고양이자세 + 역아 회전에 도움을 준다는 요가자세
고양이 자세나 역아 회전에 도움을 주는 자세는 유투브에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다.
고양이 자세는 배를 누르지 않도록 무릎을 굽히고 두팔을 앞으로 뻗은 채 엎드린 다음
엉덩이를 약간 쳐들고 가슴은 낮추어 바닥에 붙인 채 5~10분간 이 자세를 유지한다.
하다가 너무 힘이 들거나 배가 뭉치면 그만
이 외에도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 허리, 등을 들어올리는 자세도 자주 하였다.
모든 자세를 취할 때는 하체 쪽으로 쳐져있는 양수를 상체 쪽으로 내려준다는 느낌으로
즉, 아기에게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준다고 생각하고 하면 된다.

3. 누워있을때 허리와 엉덩이에 쿠션 받치기
이불이나 쿠션 또는 베개를 30cm 정도 높이로 쌓고 그 위에 허리를 댄채 똑바로 눕는다.
어깨와 발바닥은 바닥에 붙이고 무릎은 세운다.
나는 허리가 불편하면 엉덩이 부분에 더 높게 쿠션을 받쳐 주기도 했다.
이 때 역시 배가 하체 쪽이 아닌 상체 쪽으로 내려와 아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자세를 잡으면 될 듯 하다.
아기가 많이 움직이거나 자기 전에, 또는 누워서 쉴 때 하곤 했다.

4. 물 많이 마시기
양수가 다소 적을 때에는 물을 하루에 2리터 정도 넉넉히 마셔준다.
나같은 경우 몸이 부을까봐 물을 적게 마셨더니 양수도 적어 의사쌤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었다.
그래서 수시로 물을 마셨더니 양수도 늘어났다.
양수가 충분해야 아기도 돌 수 있으므로 양수가 적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기를 권한다.

5. 역아회전술
마지막 수단으로 의료진의 힘을 빌어 역아를 돌리는 방법도 있다.
물론 시술 전에 충분한 검사를 통해 안전하게 시술을 받는게 중요할 듯 하다.
내가 시술받으려고 했던 선생님 역시 2~3차례 내 상태를 충분히 모니터링했고,
그 결과 역아회전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날짜를 잡았었다.
그리고 굳이 위험하게 무리해서 역아회전술을 강행하진 않는다고 해서 믿음이 갔는데
결과적으로 복땡이가 스스로 돌아 역아회전술까진 안 받았다.

6. 아기에게 이야기해주기
아기에게 머리를 아랫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끊임없이 알려주고,
용기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기에게 이야기하면서 엄마도 마음을 좀 다잡게 된달까?
효과가 있든 없든, 역아 회전은 결국 아기가 스스로 도는게 가장 좋으니까......

마지막 팁으로, 잠을 잘 때는 아이의 엉덩이 있는 쪽이 위로 올라가도록
엄마가 옆으로 누워서 자는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고양이자세를 열심히 하면 대부분 역아를 탈출할 수 있다는데,
나는 고양이자세가 너무 불편하고 배가 자주 뭉쳐서 많이 하지는 못했다.
대신, 내 배가 차가웠던만큼 1번의 아이스팩 활용 방법이 효과적이었다.
물론 다른 방법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5번 방법만 빼고 모두 내가 시도했던 방법인데, 결과적으로 역아를 탈출해서 너무 좋다.

하지만, 탯줄이 짧거나 긴 경우, 탯줄을 몸에 감고 있는 경우, 자궁이 좁은 경우 등
아기가 돌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아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리해서 아기를 돌리기 보다는 그냥 제왕절개를 선택하는게 현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탯줄을 감고 있다고 해서 너무 걱정만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복땡이는 처음에 탯줄을 목에 한바퀴 감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헐거위지더니
한달쯤 후에는 탯줄이 완전히 풀려있었다.

나는 한달 이상 역아를 돌리기 위해 애쓰면서 꽤 스트레스를 받았고,
다른 사람들의 역아 돌리기 성공담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는데,
이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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