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의 퇴근길

[일상 생활]/소소한 일상 | 2011. 7. 24. 15:55
Posted by 주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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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도네시아에서의 단원 생활이 3개월 하고도 약간 더 남았다.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소소한 것들이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퇴근길, 언제 사진 한번 찍어야지 했는데 이제야 찍게 되었다.

학교 출퇴근은 버스(Rp. 3,000)나 앙꼿(Rp. 3,000 + Rp. 2,500)을 이용한다.
다행스럽게도 집에서 학교까지 한번에 오는 버스가 있다.
대략 25~30분 정도 걸리는데, Terboyo-Gedawang 또는 Mangkang-Tembalang 버스를 탄다.
버스에는 번호가 없는 대신 버스 앞에 목적지나 경유지가 적혀 있다.

사람들이 잦은 버스 정류장에는 안내(?!)를 해 주고 버스 차장에게 돈을 받는 아저씨가 있다.
나는 이미 익숙해져서 보통은 내가 버스를 알아보고 잘 타는데 가끔 정신줄을 놓고 있다 그 아저씨가 알려 줄 때도 있다.
그 아저씨들도 나를 많이 봐와서 어디 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새로운 곳을 가야할 때, 그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친절하고 상세하게 잘 알려준다.
고마운 사람들......

여기 버스에는 차장이 1~2명 있다. 요금도 앉아 있으면 걷으러 다닌다.
1년 넘게, 다양한 시간대에 버스를 타다 보니 내가 타는 버스들의 차장을 대부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대부분 내가 어디서 내리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내릴때 편하다.
버스에 벨이 없어 내릴때 차장에게 말해야 하니까......
타거나 내릴 승객이 있으면 차장은 동전으로 버스의 문이나 쇠로 된 손잡이를 쳐서 소리를 내어 운전사에게 알린다.
뭐, 간혹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쎄쎄~ (Basa Jawa로 '잠깐'이라는 의미라는데~)

처음 버스를 탔을땐 사기도 당했다.
요금이 3천 루피아인데 만 루피아를 달라고 해서 내리려고 했더니 다시 5천 루피아를 달라는 것이다.
아쉬운대로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기분이 많이 나빴었다.
간혹 차장마다 받는 요금이 틀릴 때도 있지만, 처음 보는 외국인이다 싶으면 속일 때도 있다. (물론 안 그런 사람이 더 많다.)
나중에 많이 봐서 익숙해지면? 알아서 잔돈을 잘 거슬러 준다~ 
나는 요금을 더 받는 차장의 얼굴을 기억해서 요금을 맞춰 주기까지 한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쫀쫀하게 좀생이가 되어가는 듯해서 싫지만, 감정이 상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사람이 많은 아침 시간(대략 6시 - 1교시가 7시에 시작..;;)이나 자바몰에 들러 올 때에는 앙꼿을 이용한다.
앙꼿은 자바몰에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요금도 거의 2배이다.
심빵 리마(Simpang Lima)에서 자바몰(Java Mall)까지는 5번 빨간색 앙꼿(Rp. 2,500)을, 자바몰에서 응으스릅(Ngesrep)까지는 Banyu Manik이 적혀있는 빨간색 지프 앙꼿(Rp. 3,000)을 탄다. 앙꼿 모양이 틀려서 구분은 쉽다.
목적지에서 알아서 내려 달라고 하면 내려주기 때문에 편하다. kiri, pak~!!

버스는 상당히 낡아서 지금까지 2~3번 정도 길에서 고장나서 갈아타야 했다.
버스나 앙꼿은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문을 열어 놓고 달린다.
(에어컨이 있는 버스는 문을 닫고 다니고, 요금이 약간 더 비싸다.)
간혹 버스에 사람이 많으면 문에 거의 매달려 가는데, 보는 내가 다 힘들 정도이다.
아무튼 이 버스와 앙꼿도 3개월만 타면 끝이겠구나......


학교 근처 버스 정류장.
출근할 땐 저 반대편에서 내리고, 퇴근할 땐 길을 건너 이 곳에서 버스나 앙꼿을 탄다.
매번 저 6차선 도로를 횡단할 때마다 짜증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알아서 건너야 하는데,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서 위험하다.
제법 큰 도시답게 씨티 은행이 있지만, 나는 갈 일이 없다.
보통은 저 주황색으로 칠해진 돌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 날은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그늘로 피신!
 
5번 앙꼿.
앙꼿에 사람들이 차기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다보니 사람이 없으면 마냥 기다리기도 한다.
 
일반 시내 버스.
아쉽게도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가 아니라 지나가는 버스를 찍은 사진이다.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는 저 버스보다 좀 더 더럽고 낡았다.
(내부도 마찬가지로 낡고 더럽지만 그래도 앉아서 가겠다고 서두르다보면 사진 찍을 새가 없다.)
저렇게 양 문을 열어 놓고 다니는데 아무 문으로 타고 내려도 된다.
뒷문에 서 있는 저 아저씨가 바로 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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