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집

[일상 생활]/소소한 일상 | 2011. 3. 21. 16:54
Posted by 주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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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족이 살아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크게 수마트라, 자바, 깔리만딴, 술라웨시, 파푸아 섬으로 나뉘는데, 그 중 자바 섬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다.
나 역시 그 자바 섬에 살고 있다.
중부 자바의 주도인 스마랑이라는 도시인데,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다.
4~5층의 높은 건물은 주로 호텔이나 백화점이다.
집들은 대부분 단층이나 2층으로 되어 있으며, 간혹 아파트도 보인다.
사실 스마랑은 지진이나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곳이다.
하지만 땅이 넒기 때문에 굳이 건물을 높게 지을 필요가 없어 보인다.

KOICA 단원들은 모두 각자 알아서 집을 구해야 한다.
처음 파견되면서 집을 구하는게 만만치 않은 일이다.
물론 선배 단원들이 있으면 선배 단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코워커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하는게 쉽지 않다. 현지인들과의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지인 코워커가 아무리 좋은 집이라고 찾아 놓아도 한국 사람의 눈에는 안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satpam(경비원)이 항상 경비하는 perumahan(컴플렉스) 안에 집을 구해야 하는데 perumahan이 없는 동네도 있다.

아무튼 나는 운이 좋게도 perumahan 안에 집을 구할 수 있었다.
Jl. Bukit Vanda 23, Perumahan Griya Bukit Mas, Jl. Ngesrep Barat VI, Semarang, Jawa Tengah, Indonesia.
2층 집인데 1층에 주방, 거실, 방 1개, 화장실 2개, 2층에 방 2개, 화장실 1개가 있고 아담한 정원이 딸려 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난 이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혼자 살기에 너무 컸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게 무섭지는 않다.
단지, pembantu(가정부)를 쓸 생각이 없기 때문에 혼자 청소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마땅한 다른 집이 없어 결국 계약을 하게 되었고, 현재는 1층만 사용하고 있다.
1층만 사용하니 혼자 살기에 딱 좋다.

집을 구할 때 빈집을 구해서 가구와 가전을 채워 넣을 수도 있고, 가구와 가전이 갖춰진 집에 들어갈 수도 있다.
물론 빈집을 구해서 가구와 가전을 주인에게 채워 달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계약금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내가 계약한 집은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가전이 어느정도 갖춰진 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하게 사야 할 것들이 많았다.
디스펜서, 밥솥, 선풍기, 식기류, 청소도구 등등......

그나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꽤 좋은 편이다.
가끔 현지인 집에 갈 일이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집은 훨씬 깨끗하고 편리하게 되어있다.
주방이 거실과 연결되어 있는데, 주방이 외부에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침실과 연결된 화장실에는 욕조도 있고, 변기가 있다. 다만, 세면대가 없는게 안습이다.
하지만 좌변기가 아닌 곳도 봤기 때문에 이만하면 화장실도 꽤 괜찮은 편이다.
세면대도 없고 손씻기가 불편하여 변기 옆에 있던 뒷처리용 미니 샤워기를 떼어 수도꼭지에 고무호수를 연결하여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욕조에는 샤워 커튼도 달았다. 마트에서 샤워봉을 찾을 수 없어 못을 박아 끈을 연결하여 샤워커튼을 달았다. (기술도 좋지~)

거실에 있던 탁자가 너무 낮아 불편하여 2층에 있던 조립용 식탁을 옮겨오고 거실의 탁자는 응접실로 옮겼다. (힘도 좋지~)
소파와 탁자, 비록 모습은 언밸런스 하지만 생활은 편해 졌다.
집에 들어오면 모든 생활이 거의 거실에서 이루어진다.
식사하고 노트북을 사용하기도 하며, 때때로 소파에 기대어 낮잠을 자기도 한다.

어느덧 이 집에서 1년을 넘게 살았다.
이제 살 날이 8개월도 채 안 남았다.
그나마 이 집은 거실이 넓어 종종 거실을 왔다갔다하며 사색에 잠기곤 했는데, 한국에 가면 언제 다시 이만한 집에서 살게 될까 싶다. 물론 부모님 댁은 거실이 여기보다 크지만 아무래도 나는 다시 서울에서 살게 될 텐데, 서울에서는 꿈꾸기 쉽지 않을듯 하다. 아무튼 이렇게 내가 살던 인도네시아의 집을 정리 해 본다.


집 외관.

주방.
지금은 식기가 훨씬 많아졌다.

처음 거실의 모습.
지금은 저 탁자를 치우고 나무로 된 큰 식탁을 놓았다.
집 안에서는 거의 이 공간에 머문다.

거실과 응접실.
TV는 잘 안 나와서 거의 안 본다.
디스펜서와 갤론. 양치를 하거나 쌀과 과일, 채소를 씻을 때 저 물을 사용한다.
인도네시아는 물에 석회질이 섞여 있어 식수를 사 먹어야 한다.
저 갤론 한 통을 일주일 정도 쓴다.
동네마다 가격이 틀린데 갤론 한 통에 12,000 루피아(한화 2,000원 정도)이다.
지금은 응접실에 테이블을 옮겨 놓았다.
냉장고가 상당히 낡았지만 성능은 빵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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