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둘째날
창문도 없는데다 방에 불을 안 켜니까 아침인데도 무척이나 깜깜했다.
알람 소리에 일어났는데 순간 휴대폰 시간이 안 맞나 의심을 할 정도였다. (분명히 어제 시간을 맞춰놨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 이야기 소리 때문에 어쨌든 늦은 시간 같아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먼저 샤워를 하고 화장을 간단히 하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기 전에 어디를 갈지라도 정해야 할 것 같아 잠깐 인터넷을 했다.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있는 바뚜 동굴(Batu Caves)을 가 보기로 했다.
이렇게 앉아서 정보를 찾고만 있는게 좀 싫어서 일단 나가기로 했다.
나가는 길에 방을 하루 더 연장하고 요금(30 RM)을 지불하였다.
카운터 앞에서 다시 친절한 여직원을 만나 바뚜 동굴 가는걸 물어보다가 Hop-On Hop-Off City Tour 버스(하루 38 RM)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맵(브로셔)을 보며 어디서 내려야할지도 알려주었다. 티켓도 여기서 구입하면 된다고 하는데 브런치를 먹고 나면 12시가 넘을 것 같아서 일단 생각을 해 본다고 이야기하고 나왔다.
(결국 이번 여행에서 Hop-On Hop-Off City Tour 버스는 안 탔다.)
11시가 거의 다 되어 Jl. Alor를 찾아갔다. 친절한 여직원이 알려준 Food Street이다. 대부분 중국식 음식 같았다. 좀 돌아보다 보니 담백한 것이 먹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딤섬보다는 국물이 있는 음식이 낫겠다 싶어 국수 같은 것을 파는 식당에 들어갔다.
Pan Mee(Small, 5.5 RM)와 Teh Tarik(1.7 RM)을 주문하여 먹었다. Pan Mee는 수제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생각보다 덜 느끼하고 먹을만했다. Teh Tarik은 원래 좋아하는 음료('데자와'와 비슷한 밀크티)인데 아무래도 믹스인지라 맛은 인도네시아와 똑같았다.
이렇게 브런치를 먹고나서 KL Sentral에서 KTM Komuter를 타고 가기 위해 Bukit Bintang에서 monorail을 타고 KL Sentral로 이동하였다. 요금은 2.1 RM으로 KL Sentral 에서 Bukit Bintang 오는 가격과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방향을 잘못 탔다. 별 생각없이 KL Sentral이 써 있는 방향으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계단을 더 올라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했던 것이다. 몇 정거장을 더 가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내렸는데 반대편으로 건너가려면 완전히 나가서 다시 표를 끊어야해서 다음에 도착한 monorail을 타고 가다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길이 있는 역에서 내려 되돌아 갔다.
KTM을 타기 위해 KL Sentral 역으로 걸어가서 Batu Caves 가는 티켓(1 RM)을 끊고 Jadual Waktu(Time Table, 인니어로 Jadwal을 달라고 했는데 발음이 비슷해서인지 어쨌든 받을 수 있었다.^^;)를 달라고 해서 얻었다. 각 역에서의 출발 시간이 나와 있어 나름 쓸만 했다. 아무튼 Platform 3에서 열차를 기다려 오후 1시 43분에 그 열차를 타고 Batu Caves(마지막 역)에 갔다. 뒤쪽에 여성 전용 칸들이 마련되어 있어 그 칸에 탔다. 대략 40분 정도 걸렸는데 내려서 맞나 긴가민가하고 있는데 내리자마자 밖에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Batu Caves가 보였다. 내려가는 길이 두 갈래였는데 Batu Caves가 보이는 길로 내려갔다. 사진을 찍으며 안으로 들어갔는데, 무료였다. 272개의 계단을 직접 세어가며 올랐다. 오랜만에 많은 계단을 올랐더니 힘들었다. 동굴까지 다 도는데 20분 정도 걸렸다. 나는 나름 볼만했다. 올라가는 길 옆쪽으로 Dark Cave라고 걸려있어 보았더니 유료 패키지로 시간도 길고 비싸서 그냥 나왔다. 내려오는 길에 바나나를 먹고있는 원숭이도 보고, 비둘기가 널려있는 거리 풍경도 보았다.
Batu Caves를 떠나며 Dataran Merdeka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갔다. KTM을 타도 되지만 버스도 한번 타 보고 싶었다. 그런데 정류장을 못 찾아서 한참을 헤맸다. 안 통하는 인니어와 영어를 마구 섞어가며 물어 물어 Restoran Nisaf 옆쪽에서 11번 버스(2.5 RM)를 탔는데 어쩌다 중국인 팀을 따라 차이나타운에서 내리게 되었다.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혼자 헤매다 현지인 mall도 보고, 쉴 겸해서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마끼아또(12.7 RM)를 마셨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스마랑이 더 맛있었다. 헤매고 돌아다니다 보니 앞쪽에 Pasar Seni 역이 보였다. 나중에 저걸 타고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못 탔다.
스타벅스에서 쉬면서 지도를 보다 근처에 Central Market이 있어 찾아가보았다. 솔직히 뭐 살것은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구경을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 산책하듯이 걸었다. 걷다보니 Reggae Guest House 1/2도 보이고 그 근처에 Suzie's Guest House KL 도 보였다. 그리고 한참을 걷다보니 버스 터미널이 보여 들어가보니 북쪽 방향의 버스만 있는 Terminal Bas Hang Tuah였다. (세상에 버스가 Bas다. 인니어로는 Bis인데...... 어쩐지, 아무리 비스라고 말해도 못알아듣는다 했더니 바스였던 것이다.)
터미널에서 일하는 직원을 통해 Bandar Tasik Selatan 역에 있는 TBS에서 Malacca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는 말을 듣고 터미널을 나왔다.
지도를 보며 Bukit Bintang을 향하여 걷다보니 Imbi 역이 나왔다. monorail을 한정거장 타기도 그렇고, 7시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밝아서 그냥 걸어왔다. 인도네시아는 요즘 6시 전에 어두워지는데 여기는 7시 반이 넘어 해가 지다 보니 밖에서 많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아침에도 같은 길을 걸었는데 밤에 보이는 모습은 또 색달랐다. 눈이 안 띄던 식당들과 많은 사람들, 나름 꽤 괜찮았다. 아무튼 큰 길가에서 뭘 먹을까 생각을 하다 밥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치킨라이스가 보여 들어갔다. Jl Bukit Bintang 근처에 있는 Halim Chicken Rice에서 치킨라이스와 레모네이드를 시켜 먹었는데 가격은 12 RM이었고 음식은 먹을만 했다. 단지 밥이 그냥 밥이 아니라 코코널 밀크로 한 밥이어서 처음엔 좀 별로였는데 먹다보니 괜찮아져서 맜있게 다 먹었다.
저녁까지 먹고 숙소 근처의 7-Eleven에 들러 물(숙소에서 마실 물, 양치할 물, 들고다닐 물, 4 RM)을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아침엔 따뜻한 물로 씻었는데 아무래도 저녁엔 따뜻한 물이 안되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체크 아웃 하는 날 화장실로 통하는 슬라이딩 도어 옆에 온수기 스위치가 있었다. 쩝...... 아무튼 물이 아주 차지 않아서 그냥 머리도 감고 샤워도 했다. 그리고 방의 침대 위에서 인터넷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일은 좀 편하게 city tour를 해야겠다.
272개의 계단, 생각보다 빨리 올랐다.
Dark Cave Tour는 내 하루 숙박비보다 비싸다.-_-;;
좀 아쉬웠지만 뭐, 이렇게 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원래 Reggae Guest House 2에 가려고 했었는데,
하지만 북쪽을 향하는 버스들만 있다고 한다.
나름 함축적인 의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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